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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WeWe Interview : 인디씬 여성 뮤지션의 먹고사니즘 안부 묻기 – 다브다 김지애

WeWeWe interview : 인디씬 여성 뮤지션의 먹고사니즘 안부 묻기 – 다브다 김지애

 

 

 

섹션 1. 코로나가 음악 활동에 미친 영향

 

 

Q. 몸과 마음의 안부가 궁금해요,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이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는 것이 재미있네요. 왜냐하면 저는 2018년부터 올해로 3년째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리커버리센터’라는 곳에서 리커버리아티스트로 활동하며 마음의 회복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예술 놀이 워크숍을 진행하고 참여하기도 하였는데, 이곳에 오면 가장 처음으로 해야 하는 일이 서로의 몸과 마음의 안부를 묻는 것이었거든요. 일주일을 정신없이 보내다 센터에 도착하면 모여 앉아 나의 몸과 마음 상태를 숫자로 말해보는 시간을 가지곤 했습니다. 웃프다고 해야 할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거의 매번 몸도 마음도 마이너스였던 걸로 기억해요. 자주 잊어버리지만 우리는 남에게 해주는 말의 절반만이라도 다정하게 자신을 다독이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매번 실패하는 것 같지만요. (저만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이 질문이 저의 올 한 해를 마무리해주는 것도 같습니다. 크게 아픈 곳은 없었지만, 마음이 쉽게 지쳐서 자주 누워있었습니다. 결론은 운동하자…!

 

Q.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꿀팁 또는 지속가능한 창작을 위한 꿀팁이 있다면 나누어주세요.

스트레스의 원인과 대상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만 최근에는 드라마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너무 무겁지도, 철학적이지도 않은데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너무 막장이지도 않은 적당한 B급 드라마여야 한다는 것. 너무 재미있으면 다음 화가 궁금해 미칠 것 같고, 해가 뜰 때까지 멈추지 못하잖아요…? 작년까지는 책을 읽거나,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방식으로 감정의 실마리를 찾아 창작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면 올해는 효율을 따지기보단 열심히 도피처를 찾았습니다. 그래도 바다든 욕조든 물에 몸을 푹 담그는 게 최고인 것 같네요. 

 

Q. 2020년, 2021년 무엇을 계획했었나요?

2020년에 발매된 다브다의 정규 1집 [But, All The Shining Things Are] 제작이 저에게 가장 큰 계획이었어요. 텀블벅을 하게 되면서 앨범 소개 글과 굿즈 제작 등 앨범 제작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동시에 준비해야 했고 이 앨범이 이후에 좋은 일들을 우리에게 많이 가져와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기회로 2021년에는 일본 밴드 Toe의 드러머 Takashi Kashikura 님과 협업하게 되어 싱글 [Jungle Gym]을 발매하게 되었고요.

 

Q. 코로나 시대에 실천한 음악 활동(창작, 공연)은 무엇이었나요? 

비대면 온라인 라이브 공연이 가장 많았고, [Jungle Gym] 제작 또한 일본으로 직접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줌을 이용한 온라인 협업이 되었습니다. 

 

Q. 코로나로 인해 무엇이 취소되었나요?

사실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에 정규앨범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뚜렷하게 잡힌 스케줄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막상 앨범이 나온 직후에는 당장 취소된 일정이 없어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단독공연이 점점 밀리게 되면서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서 밀린 일정은 있었지만, 다행히 취소된 일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방역 지침으로 관객 호응과 스탠딩이 없는 공연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충격과 공포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Q. 취소되었을 때 상황과 마음은 어땠나요? 

주변에서 공연이 취소되거나, 작은 클럽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굳이 홍대를 거점으로 삼을 이유가 사라졌고 주변의 몇몇 동료 아티스트분들은 실제로 작업실을 옮기기도 했어요.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마음 한편에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음악을 하다 보면 비싼 월세를 감당하면서 홍대 주변에 머물러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기는 것도 같아서요. 하지만 이렇게 구심점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무섭고 막막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Q. 그 일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홍대에 막 도착한 어렸을 때의 저는 음악을 창작한다는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둔 나머지 제가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어져도 비장한 마음으로 이 영역의 나를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 마음이 이제 와서 잘못되었다고 하는 건 절대 아니고요. 저는 어느 정도 물욕을 채워 주어야 슬픔도 행복도 누릴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너무 전투적으로 되는 것보다 이런저런 상황들을 좀 더 유기적으로 받아들여야 창작 활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Q. 위드 코로나 시대,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다음 계획이 있나요? 

함성이 있는 공연장… 함께 뛰놀 수 있는 공연장… 정말 그리워요. 다브다는 특히 관객과 함께 뛰어놀며 교감하는 밴드인 것 같아서요. 우선 남은 공연 스케줄을 마치고 빨리 다음 앨범 데모작업을 하고 싶어요.

 

Q.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창작을 지속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생업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해요. 그렇다고 돈 걱정 없이 음악만 할 수 있는 게 정답은 아닌 것 같고, 적당히 일과 창작의 밸런스가 맞을 때 창작자에게서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우리가 살면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매년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Q.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또는 변화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내가 속한 사회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나에게 알맞은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기업과 예술가가 협업하는 ‘예술파견지원사업’ 같은 기획사업이 현실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최근에 저는 삶의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쟤는 못하는 게 뭐야?’라는 말을 듣는, 좌우지간 멋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 ‘멋있다’는 기준이 때로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어떤 환상처럼 느껴지는 바람에 제풀에 지치거나 아예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내년에는 좀 더 근거리에서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위드코로나가 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멀어졌던 거리가 다시 가까워지고, 잠시 떠난 것들이 돌아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드네요. 모두 남은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편안한 얼굴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래요.

 

 


 

섹션 2. 여성 인디뮤지션, 지속가능한 음악 활동 가능할까?

 

2021년 WeWeWe 기획팀에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인디음악 씬의 음반, 공연, 축제, 수상 분야에서 여성 음악가의 활동 비율이 어떠한지 알아보는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아래는 실태조사 결과 그래프와 그를 기반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Q. 인디씬 여성 뮤지션 활동 흐름을 파악해보면 대략 음반/ 공연/ 음악페스티벌&한국 대중음악 시상 분야에서 대략 30% 내외의 활동을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인디씬에서 음악 창작 활동을 하며 성별로 인한 어려움을 느끼신 적이 있으셨나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압구정의 모 라이브 클럽 사장님께서 당시 공연에 참여했던 여성 뮤지션들을 모아 놓고 외모 평가를 했던 적이 있어요.

 

Q. 그렇다면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상황과 마음은 어땠나요?

물론 인디씬 전부가 그렇다고 할 수 없겠지만 그 사장님도 옛적에 유명한 밴드의 드러머인데, 과거 이 바닥에서 창작활동을 했던 여성 뮤지션들이 얼마나 몰상식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지 상상이 되더군요. 

 

Q. 그 일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제 기타 페달보드가 꽤 크고 무거운 편인데, 웹상에서 그 페달보드의 사진에 달린 댓글에 “무려 여자가 쓰는 보드이다.”라고 달려있었습니다. 이게 과연 칭찬일까, ‘여자가 기타를 친다!’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재미있었습니다.

 

Q.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또는 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제가 겪은 일들에 대해서는 딱히 문제를 해결한다기 보단, 자연스럽게 도태되어서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Q. 실태조사 결과 중 가장 인상 깊은 표는 어느 것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표를 보고 혼성 그룹을 제외하고 여성으로만 구성된 팀이 정말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차이같은 여성 뮤지션으로만 구성된 멋진 팀들이 정말 많은데 말이죠.

 

 

 

 

 

글_다브다 김지애

사진_다브다 김지애

기획_WeWe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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