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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WeWe Interview : 인디씬 여성 뮤지션의 먹고사니즘 안부 묻기 –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김명진&배미나

WeWeWe interview : 인디씬 여성 뮤지션의 먹고사니즘 안부 묻기 –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김명진&배미나

 

 

 

섹션 1. 코로나가 음악 활동에 미친 영향

 

 

Q. 몸과 마음의 안부가 궁금해요,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대체로 건강한 편이라 아프지 않고 잘 지냈습니다. 다만 백신 후유증이 심해서 1차를 맞고는 1주일 내내 몸살 기운에 고통스러워했고 오늘은 2차 접종을 하고 왔는데 몸살 기운이 여전하네요. 후유증이 무서워 백신 접종을 미루다가 전 국민 70% 접종 완료 뉴스를 보고 30%에 남아있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용기 내어 맞았습니다. 하루빨리 모두 백신 접종하고 공연장에서도 관객분들이 더는  좌석에 앉아 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꿀팁 또는 지속가능한 창작을 위한 꿀팁이 있다면 나누어주세요.

집 앞에 산이 있어요.  산 이름이 앞산인데, 이름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아주 가파른 등산로를 자랑하죠. 경사가 45도는 되는 것 같아요. 30~40분 정도 포기하지 않고 올라가면 앞산 전망대가 나와요. 대구시가 한눈에 보여요. 체력 단련을 위해 등산을 해볼까? 하고 처음 갔었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반 쯤 갔을 때 이쯤도 많이 왔지 그만 내려갈까 하는데 주변을 보니까 어린이, 강아지 너나 할 것 없이 정말 씩씩하게 올라가더라고요. 나도 끝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올라갔는데 앞산 전망대가 나오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대구는 정말 멋있었어요. 체력 단련을 위해서 오르기도 하지만 올라가는 시간 만큼은 한 발 한 발 내디뎌서 앞으로 가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서 스트레스가 많은 날에도 앞산을 다녀와요. 몇 달 전 집 앞에서 아프리카 달팽이를 발견했어요. 생태계 교란종으로 자연 방생 금지인데 누군가 버리고 간 거죠. 그래서 핑핑이라 이름 붙여 주고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팽팽이라는 친구도 한 마리 더 입양했어요. 달팽이가 같은 종이더라도 입맛이 다 다르고 취향이 다 다르더라고요. 달팽이는 무조건 상추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핑핑이는 상추를 별로 안 좋아하고 오이를 무척 좋아하고요, 팽팽이는 야들야들한 상추를 아주 잘 먹어요. 두 마리 달팽이들 밥 먹는 것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주 편안해져요. 요즘은 그 애들 보면서 위안을 얻습니다.  

 

Q. 2020년, 2021년 무엇을 계획했었나요?

2020년엔 많은 일이 계획되어 있었어요. 초청받은 국내, 해외 페스티벌도 다수였고, 4주간의 북미 투어도 예정이 되어있었어요. 우리가 가게 될 도시, 공연장, 주변의 맛집들을 검색하면서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모든 것이 취소되었죠. 처음엔 속상했지만 나에게만 특별하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서 곧 덤덤해졌어요. 그래서 미루고 있던 음반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정규앨범으로 만들 계획은 없었는데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싶어서 2집을 만들기로 했어요. 공연이 많을 때는 새로운 곡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렇게 2020년은 2집을 만드는것에 오롯이 집중했어요. 2021년에는 조금 달랐어요. 2020년에는 모든 페스티벌이 그냥 취소된 상태였는데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는 많은 페스티벌에 참여했어요. 

 

Q. 코로나 시대에 실천한 음악 활동(창작, 공연)은 무엇이었나요?

Marriage License,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하였습니다. 3월 SXSW가 취소되고, DMZ피스트레인마저 취소된 후에 심각함을 체감했어요. 그래서 여름쯤 EP 앨범을 내자고 했던 연초 계획을 정규 앨범을 만드는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앨범 제작을 위한 지원 사업을 찾아 지원하고 곡 작업을 시작했죠. 1집 발매한 후 몇 개의 싱글을 발매한 것 외엔 쟁여둔 작업물이 없었어요. 투어 기간 동안 메모해 둔 기록과 오래된 컴퓨터의 옛 작업물을 찾아보고, 책과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새로운 영감을 받아 신곡을 만드는 것에 최대한 집중했습니다. 기한을 두고 창작을 했던 경험이 적었던 터라 부담도 많이 되고 그러다 보니 우리가 만들어내는 작업물에 대한 확신이 없어 불안한 감정에 많이 힘들었어요. 9월 즈음 작곡을 끝내고 10월 편곡과정을 거쳐 11월에 2주에 걸쳐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LP 제작 기간과 프로모션 기간을 고려해 여름에 발매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LP 제작이 늦어져서 결국 동시 발매는 못 했네요. 

 

Q. 코로나로 인해 무엇이 취소되었나요? 

앞서 말했듯이 모든 계획이 취소되었죠. 그중 가장 아쉬웠던 것은 DMZ피스트레인과 오키나와 일정이 취소된 것이었어요. 다른 어떤 페스티벌보다 꼭 서고 싶었던 국내 페스티벌이 DMZ여서 섭외 연락이 왔을 때 정말 기쁘더라고요. 좋아하는 뮤지션들도 많이 나오고 그곳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생각했어요. DMZ피스트레인에 서는 상상을 하면서 체력도 단련하고 어떤 옷을 입을지 무슨 공연을 볼지 마음이 한창 들떠있었는데 결국 취소되더라고요. 그때 가장 큰 상실감을 느꼈어요. 그리고 오키나와는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고 잔다리에서 만나 친해진 하라헬즈의 도시이기도 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참 많이 들떠있었는데 그것도 취소된 후에 많이 씁쓸했죠. 

 

Q. 취소되었을 때 상황과 마음은 어땠나요?

상실감이 많이 들었고, 아쉬워하다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앞으로의 일을 더 열심히 대비해보자! 혹은 충분히 쉬고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기쁘다. 정도의 생각을 일부러라도 꺼내어 서로 공유하고 평소처럼 일상을 살았습니다. 

 

Q. 위드 코로나 시대,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다음 계획이 있나요? 

음악인으로 생업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 코로나를 겪으면서 더욱더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밴드 활동을 하면서 생업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고민중입니다.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어요. 그런데 늘 그래왔어요. 목표하거나 계획한 대로 인생이 살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Q.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창작을 지속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더 이상 세상에 관심이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희망과 절망의 낙차에서 창작의 욕구나 원동력이 발생할 때가 많은데 어떤 일에도 무미건조하거나 흥미와 관심이 없어진다면 창작을 하기가 어려워지겠죠.

 

Q.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또는 변화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더 많은 경험과 반짝이는 것들에 자신을 노출시켜 자극을 받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늘 열려있으려 노력하고  많은 생각과 경험들을 한다면 시간이 지나며 매너리즘에 빠지더라도 다시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섹션 2. 여성 인디뮤지션, 지속가능한 음악 활동 가능할까?

 

2021년 WeWeWe 기획팀에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인디음악 씬의 음반, 공연, 축제, 수상 분야에서 여성 음악가의 활동 비율이 어떠한지 알아보는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아래는 실태조사 결과 그래프와 그를 기반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Q. 인디씬 여성 뮤지션 활동 흐름을 파악해보면 대략 음반/ 공연/ 음악 페스티벌&한국 대중음악 시상 분야에서 대략 30% 내외의 활동을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인디씬에서 음악 창작 활동을 하며 성별로 인한 어려움을 느끼신 적이 있으셨나요?

팀을 결성하고 얼마 동안에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활동을 시작한 펑크씬의 사람들과 친해지려 노력했지만 그들의 무리에 속하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처음으로 연대의 감정과 소속감을 느꼈던 팀이 웨이스티드 쟈니스 그리고 빌리카터였습니다. 아무런 선입견 없이 저를, 우리 팀을 환대해주었죠.

 

Q. 그렇다면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상황과 마음은 어땠나요?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기분을 느껴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압박을 받은 적이 있고 맞지 않는 곳에 소속되기 위해 쓸데없는 노력을 했습니다. 

 

Q. 그 일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이제와서는 별로 기억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더욱더 단단해졌고 우리도 더욱 견고해질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Q.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또는 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주변의 여성 뮤지션들과 연대하는 것, 그들을 응원하는 것 그들이 만드는 음악을 소비하는 것 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연대의 자리를 만드는 것까지는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른 일들은 사실 잘 모르겠네요. 

 

Q. 실태조사 결과 중 가장 인상 깊은 표는 어느 것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음반 제작과 공연의 비율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실제로 음악을 제작하고 공연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 그 자체는 개인의 선택이라 하더라도 작업물과 공연의 결과가 차이난다는 것은 씬 안에서 분명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년간의 음반 제작 비율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지만 공연 횟수는 조금씩이라도 늘어가는 것이 고무적이네요. 아마 미디어에 노출되거나 더 인기를 얻고 목소리를 내는 여성 뮤지션이 늘어나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_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김명진&배미나

사진_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김명진&배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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